2009년 8월 22일 토요일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조금 더 나은 사진을 위한 조언 모음집이다. 한겨레 곽윤섭 사진기자와 김경신 화가의 책인데, 명색은 사진책이지만,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처음에는 시시한 책일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책 두께나 가격에 비해, 내용이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읽다보니 새로 깨달은 바가 많다. 어딘가 다른 책에서도 찾을 수 있는 조언이겠지만, 귀여운 그림과 간결한 글로 제시한 덕분에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영감을 자극한다.

나처럼 사진 찍기는 좋아하지만 잘 찍는 법은 모르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매력 있는 책이다. 이제 막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친구에게 선물하면 딱 좋을 듯. 가볍게 읽고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예쁜 책이다.

101가지 조언 가운데 가장 뜨끔한 건,

표준렌즈만으로 충분하다.

장비병 환우 여러분께 꼭 일독을 권한다. ^^

* 링크 - 곽윤섭의 사진마을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 6점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동녘

도시 탐험가 김미루

최근 서울비 님 블로그를 통해, 김미루(Miru Kim)라는 사진작가를 알게 됐는데, 마침 8월 25일부터 9월 15일까지 '갤러리 현대 강남'에서 개인전을 갖는다고 한다. 파주에서 강남은 멀고도 먼 곳이지만, 시간을 내서 가볼 생각이다.

김미루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1981년 생 젊은 여성 작가인데, 대도시의 버려진 시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Naked City Spleen'이라는 프로젝트로 주목 받고 있다.
(작품은 저자의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도시의 폐허 속에서 자기 누드를 찍은 사진들인데, 그 낯설고 섬뜩하고 위험한 공간 속 누드는 굉장히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보고 있자면 스멀스멀 불안이 밀려든다고 할까. 나쁜 느낌은 아니고, 버려진 건축물의 기하학적 구성과 누드의 조합이 영 불편하면서도 매혹적이다. 아무튼 무척 강렬한 인상이 남는 작품들이다. 벽에 걸어놓고 매일 보고 싶진 않지만, 사진집을 사 놓고 생각날 때마다 음미하고픈 싶은 작품들.

그녀의 별명은 도시 탐험가(urban explorer). 혼자서 사진기 한 대 들고, 인적 없는 도시의 속살을 헤집고 다니는 예술가의 열정이 존경스럽다. 특히, 폐쇄된 아동병원 부검실의 부검대 위에서 찍은 사진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다. 그 곳 말고도 어디든 뭐라도 나올 것만 같은 곳만 돌아다니는데, 뭐랄까, 장하다고 할까. 무섭다고 할까.

그런데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그 얼마나 새색시 같은지 모른다. 역시 여자는 신비.

* 덧붙임 (090824) - 오늘 알았는데, 도올 김용옥 선생의 따님이라고...!!

링크

2009년 8월 12일 수요일

블로그를 옮기고

블로그를 옮겼다.
텍스트큐브닷컴이 아직 오픈베타가 아닐 때 님에게서 받은 계정인데, 오늘 도메인을 연결했다. (누님, 감사해요!)

굳이 이사의 귀찮음을 감수한 까닭은, 우선 워드프레스의 버그(?) 때문인지 내 웹호스팅 서버에 종종 과부하가 걸리곤 했고, 같은 문제인지는 몰라도 로딩 속도도 너무 느려진 데다가, 마침 웹호스팅 계정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옮기고 나니, 이곳도 마땅치 않은 구석이 눈에 띈다.
우선 글쓰기가 너무 어렵다. 처음 텍스트큐브를 버리고 워드프레스로 옮긴 이유가 바로 이 망할 텍스트 편집기 때문이었는데, 역시나 전혀 발전이 없다. 직접 HTML 태그를 입력하는 수밖에 없겠다. 워드프레스 편집기의 그 깔끔하고 우아한 HTML 코드가 그립니다.

그리고 아무리 가입형 블로그라지만, 너무 폐쇄적이다. 플러그인은 사용할 수도 없고, 스킨을 편집하는 것도 너무 힘들다. 그래도 구글이니까 앞으로 개선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는 있는데, 지금으로선 티스토리보다 나을 게 없다.

블로그 운영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는데, 우선 읽은 분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나를 위한 블로깅'을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어차피 방문객도 거의 없고, 와서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더군다나 적은데, 그냥 처음 생각대로 일기 정도로 여기고 편하게 끄적이고 마는 편이 좋을 듯싶다. 대신 조금은 꾸준하게. 일이 아주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책이나 영화를 보면 매번 짧은 메모라도 남길 생각이다.

메타블로그와는 인연을 끊기로 마음 먹었다. 서로 도움이 안 되는 관계니까.
알라딘 광고는 그대로 둘 생각인데, 한달 수익은 50원 정도지만, 그거라도 책 사는 데 보탬이 되니까. ^^

이제 책 읽는 키노의 '시즌 2'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토는 편하게, 단순하게, 내 맘대로.